성형외과의 무리한 턱수술은 모험
두경부, 구강에 대한 해부학, 생리학적 지식없는 턱성형은 위험
구강외과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협진체계 구축이 병행 돼야
최근 매스컴이나 주위에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의료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빈번하고 화제가 집중되는 것은 성형외과에서 발생한 사고일 것이다.
다른 사고도 많이 있지만 구강악안면외과를 전공한 치과의사로서 필자는
성형외과에서 발생하는 턱성형 수술 중
또는 수술 후의 환자의 사망에 대해 가장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치과의 한 분야인 구강외과에서의 턱성형 수술의 역사는 40년이 넘었지만
일부 성형외과의사들이 턱수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약 10년 전부터이다.
대부분의 성형외과의들은 턱, 안면골 부위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러나 최근 성형외과 개원의들이 급증함에 따라 서로간의 경쟁이 심해져
진료 영역을 점차 확대해 가고 있다.
따라서 턱 수술을 하고 있는,
또 하고자 하는 성형외과의들이 점점 늘고 있는 실정이다.
성형외과 개원의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여성 잡지,TV 등을 통해 턱성형 수술에 대한 광고를 무척 많이 해왔기 때문에
대중뿐만 아니라 많은 치과의사들마저도 턱성형 수술이 성형외과에서만 행하여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과 대학을 다니면서 성형외과 전공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구강 및 악안면 부위에 대해 배우고 공부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턱에 대한 수술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술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을 도와주는 치과의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구강외과의들의 잘못이 크다.
여태껏 치과의사들을 상대로 구강외과의 입지를 충분히 인식시켜주지 못했다.
일부 교정을 전공한 치과의사가 성형외과와 협진하지 않도록 실력, 능력과 성의를 보여주었어야 했다.
치과의사가 입 안을 들여다본 후 사랑니 발치만을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도 훑어보아서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구강외과의와 상담해보도록 알렸어야 했다.
대중을 상대로 구강외과가 무엇을 하는 진료과인지 알려주지 못했다.
대학병원에서, 종합병원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다보니 홍보의 필요성을 못 느꼈나보다.
“치과에서도 수술을 해요? 턱성형은 성형외과에서 하는 거 아녜요?” 이런 질문이 나오도록 해왔다.
치과계에 아직 전문의 제도가 시행되지 않은 것도 구강외과의들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다.
대학병원에서 구강악안면외과 전공의 과정을 마쳐도,
대한악안면성형외과학회에서 지식과 술기에 대한 인정을 받아도
간판에 명함에 이를 표시할 수 없음은 환자들에게 구강외과에 대한 인식을 시키는데 약점이 되고 있다.
일부 치과의사들이 턱성형 수술을 구강외과가 아닌 성형외과에 의뢰하는 것은
구강외과가 얼마나 턱성형에 관한 지식, 경험, 수술 능력이 많은지,
그리고 성형외과가 그렇지 않은지를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반대로 일부 의사들이 턱성형 수술을 구강외과에 의뢰하는 것은
그들이 임상 경험을 하는 동안 구강외과와 성형외과의 차이를 인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경부/구강 해부학, 구강 생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이 턱수술을 할 때
악골 골절, 교합의 변화, 감각 이상, 출혈 등의 병발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악각 수술할 때 하악지 골절을 유발하여 교합이 안되게 한다든지,
너무 많이 골을 절단하여 하악신경마저도 손상을 준다든지,
이신경이 어디로 지나는지 몰라 이부성형술을 하면서도 입술 감각을 없앤다든지 하는
부작용이 빈번하며 특히 턱 주위의 복잡한 혈관 구조를 알지 못하여
출혈에 대한 올바른 처치를 하지 못함으로써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점차 늘고 있다.
누구나 수술 중에, 또는 후에 병발증을 유발시킬 수 있다.
구강외과의라고 해서 턱수술에 완벽할 수는 없다.
하지만 병발증 발생 빈도에 차이가 있고 그것에 대한 처치를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큰 문제다.
턱성형 수술에는 크
게 교합과 관련있는 턱교정 수술과 교합과 상관없는 안면윤곽성형술
(광대뼈 수술, 하악각 수술, 이부 성형술 등)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안면골 및 악골에 대한 지식과 수술 능력이 구강외과에서 훨씬 우세함에도 불구하고
안면윤곽성형술을 성형외과에서도 하는 것에 대해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교합과 연관이 있는 턱교정 수술을 치과의사(주로 교정과)가,
형외과와 손잡고 함으로써 환자 고생시키고 치과의사 스스로 고생을 당하며
치과계를 위축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